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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시 큰폭 하락 가능성'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사 경고

내년쯤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시장분석업체인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사를 인용 현재 다우지수 움직임이 1930년대 및 1970년대와 유사하다며 내년쯤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올해 증시 랠리를 정확하게 예상했던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의 팀 헤이즈 수석전략가는 "내년에 큰 하락이 찾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930년대와 1970년대 있었던 기록적인 랠리들도 모두 지금과 같은 불안정한 경제 및 시장 상황에서 나타났고 오래 지속되지 못해 후퇴기로 접어들었다. 현재의 랠리도 마찬가지일 수 있고 또 다른 후퇴기를 맞을 수 있다는 이유다. 대공황 시기였던 1929~1930년 다우지수는 48% 오르며 랠리를 펼쳤지만 이후 86% 폭락으로 이어졌다. 1932년 다우지수는 두 달간 94% 급등한 이후 37% 하락했다. 1933년에는 6개월 가까운 기간동안 증시가 131% 폭등하는 강세장을 보였지만 이후 89% 조정을 겪는 등 수년간 증시는 급격한 등락을 반복했다. 1974년의 강세장은 2년 동안 76% 오르는 등 희망을 줬지만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헤이즈 수석전략가는 많은 전문가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증시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이러한 상승세는 또다른 증시 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낙관론자들은 1982년 상황을 예로 들면서 증시가 폭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일 쇼크 이후 증시는 1982년 8월부터 6개월간 40%나 오른 후 18년간 꾸준히 상승세를 보였다. 단기간의 활황세가 장기 대세장을 이끈 것이다. 증권사 아우바크 그레이슨의 리차드 로스 전략가는 "3월의 저점은 한 세대에 한 번 올까말까 한 매수 정점이었다"며 "이후 주식은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으며 눈에 띌 만한 상승세가 남겨져 있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뉴욕증시는 주가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41.34포인트(0.42%) 내린 9778.86으로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3.64포인트(0.34%) 떨어진 1064.66에 마감했다.반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2138.04로 5.18포인트(0.24%) 올랐다. 이날 주가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달러가 상승하자 주요 상품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온종일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김현우 기자 khwo@koreadaily.com

2009-09-21

미국인 86%는 '아직 경기침체'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경기침체가 끝난 것 같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대다수는 아직 미국 경제가 침체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CNN이 성인 남성 1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이 여전히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6%에 달했다. 특히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에 빠져 있다는 의견은 전체의 42%에 달했다. 35%는 보통 수준의 경기침체로 10%는 가벼운 경기후퇴 정도로 생각했다. 1년전 보다 가계 형편이 나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9%에 불과했고 더 나빠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40%에 달했다. 이같은 설문결과는 미국인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가 중앙은행이나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기진단과 큰 괴리가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설문을 이끌었던 키팅 홀란드 국장은 "대다수 국민들이 역경의 시기가 끝났다고 느끼기도 전에 경제학자들은 침체의 종료를 선언하곤 했다"고 말했다. 1990년대초의 경기침체만 해도 공식적으로 침체가 종료됐다는 선언은 1991년에 나왔지만 대다수 국민들이 침체가 끝났다고 느낀 것은 1993년말이었다는 것이다. 한편 1년후 증시가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절반 가량이었고 지금 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는 18%였다.

2009-09-18

뒤바뀐 승자·패자들···'리먼의 저주'에 BOA-메릴린치 합병 두 주역 몰락

리먼 브러더스(리먼)의 저주'라는 말이 월가에서 나돌고 있다. 지난해 9월 15일 리먼 파산 직후 화려하게 조명을 받으며 승리를 만끽했던 인물들이 1년이 지난 현재에는 정반대로 비판 대상으로 전락한 경우가 많은 탓이다. 대표적 인물이 바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최고경영자(CEO)인 케네스 루이스다. 그는 메릴린치가 리먼 사태로 위기에 몰리자 이를 사들여 BOA를 자산 기준 미국 최대 금융그룹으로 키웠다. JP모건의 JP 모건 씨티그룹의 샌포드 웨일 등에 이어 그에게 '금융 황제'라는 면류관이 헌사됐다. 하지만 그는 이후 부실 덩어리 메릴린치를 사들였다는 비판에 휘말렸다. 결국 BOA 회장 자리에서 밀려나기까지 했다.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재무부의 압력 때문에 메릴린치를 사들였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지금도 의회 청문회에 불려나가고 있다. 메릴린치 인수합병(M&A) 거래에서 루이스의 상대였던 존 테인도 리먼 사태 직후 승자로 꼽혔다. 그는 부실 덩어리로 전락한 메릴린치를 파산 직전에 팔아 넘겼다. 주당 29달러였다. 계약 시점 주가에 70% 웃돈을 더한 값이다. 하지만 두 달 뒤 메릴린치 자산 상태가 애초 예상보다 더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BOA와 합병 이후에도 유지하기로 했던 메릴린치 CEO에서 쫓겨났다. 게다가 메릴린치를 부실 덩어리로 만들어 놓고 거액 보너스를 챙기려다 '악덕(Rogue) CEO'의 상징으로 꼽혔다. 이들과는 달리 그때나 지금이나 승자 지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인물들이 있다. JP모건 회장인 제이미 다이먼이 우선 꼽힌다. 그는 거품 시기 B급 경영자로 불렸다. 씨티그룹.리먼.베어스턴스.골드먼삭스 등이 모기지 관련 자산으로 좋은 실적을 낼 때 그의 실적은 그저 그랬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그가 건전하게 유지한 재무제표의 위력이 드러났다. 베어스턴스를 사들여 그동안 약했던 투자은행 부문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80년 이후 골드먼삭스와 씨티그룹에 밀렸던 JP모건 위상을 복원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버락 오바마 정부가 금융회사 보너스를 규제하려고 할 때 강하게 비판해 '월가의 대변인'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또 다른 승자로는 티머시 가이트너 연방 재무장관이 꼽힌다. 리먼 사태는 그에게 행운이었다. 지난해 9월 당시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그는 벤 버냉키 FRB 의장에 이어 2인자로 리먼 파산에 간여했다. 책임 추궁이나 비판은 버냉키나 헨리 폴슨 당시 재무장관에 집중됐다. 반면 가이트너는 자신의 능력과 공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그는 리먼 위기 순간 정부 개입을 강하게 주장했다. 금융회사에 대한 긴급자금 투입 등을 원활하게 수행했다. '위기 관리자'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덕분에 48세 나이에 재무장관에 발탁됐다. 조연급 승자로는 리먼 주식을 공매도해 수익 31억 달러(4조원)를 거둬들인 헤지펀드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인 데이비드 아인혼 같은 동작 빠른 플레이어들이 있다. 강남규 기자

2009-09-17

경기회복 시기 주식투자 어디에···에너지·금융 '기대주'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이고 뉴욕 증시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갱신하자 투자자들 역시 어느 분야에 투자해야 좋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USA투데이는 이와 관련 경기 회복기에 투자자들이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과거의 불경기 경기변동 사이클 등을 주시해야 한다고 17일 보도했다. 전통적으로 경기 회복기에 강세를 보이는 분야가 있기 마련이다. 과거 다수의 불경기에서 회복되는 시기에 공통적으로 빠른 회복을 보인 분야가 있다면 이번에도 역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불경기에서 벗어나는 시기에는 중간재 제조사와 에너지 분야가 호황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회복되면 소비수요가 증가해 기업에서는 생산을 늘리게 된다. 물품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는 금속 화학제품 등의 중간재가 필요하고 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에너지 연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불경기의 비용절감에서 벗어나 확장 전략을 사용하는 기업을 찾아낸다면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 부문은 불경기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지만 경기 회복시 기업 생산 증가로 대출 수요가 늘어나 수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시장조사기관 싱귤러 리서치의 로버트 말트비에 따르면 70년만의 최악이라고 평가받는 불경기의 주범인 대형 금융기관들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이 소규모의 로컬은행 쪽으로 눈을 돌릴 수도 있다.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정책에 힘입은 대체에너지 부문 노후한 도로ㆍ다리 등을 현대화하기 위한 기반산업 관련 기업이나 증가한 온라인 거래로 인터넷 네트워킹 부분 역시 혜택을 볼 수 있다. 로버트 말트비는 "경기가 회복되면 이전과 달리 강세를 보이는 부문이 새롭게 떠오를 수 있다"며 "하지만 소비심리가 곧바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소매점 레스토랑 카지노 등은 여전히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2009-09-17

'호전된 경제지표' 뛰는 주가···다우 9800선 육박

뉴욕증시가 16일 경제지표 개선과 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사흘째 랠리를 전개하면서 다우존스 산업지수가 9800선에 육박하는 등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08.30포인트(1.12%) 상승한 9791.71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51포인트(1.45%) 오른 2133.15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16.13포인트(1.53%) 상승한 1068.76을 각각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 개장전 발표된 8월 산업생산이 기대치를 웃돌며 경기회복 기대감을 자극했다. 8월 소비자물가지수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CNBC 방송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고 밝힌 점이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경기에 민감한 은행업종이 4% 이상 오르면서 증시 상승을 이끌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와 JP모건 체이스가 2% 이상 오른 가운데 씨티은행 선트러스트뱅크 등이 4~8% 안팎 급등했다. 주택건설주도 급등세를 기록했다. 9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3개월 연속 개선된데다 워런 버핏이 "미국의 주택경기가 지난 1년간 드라마틱하게 개선됐다"고 밝힌 점이 큰 호재로 작용했다. 비저홈즈가 14%나 올랐고 호브내이언은 10% 상승했다. 김현우 기자

2009-09-16

금융 위기 끝···재정·통화정책 제자리로, 출구전략 준비한다

미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안정세를 찾아가면서 연방 재무부가 그동안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전개했던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제자리로 돌릴 이른바 출구전략(Exit Strategy)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 재무부가 금융위기가 절정에 이를 당시 확대했던 임시 자금조달 프로그램인 '추가 조달 프로그램(Supplementary Financing Program; SPF)'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16일 보도했다. 재무부가 이렇게 출구를 찾고 있는 것은 급증하고 있는 부채 때문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재무부는 10월 중순까지 적용되는 12조1000억달러의 연방 정부 부채까지 채우지 않기 위해 이를 검토중이다.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 달만 해도 이 부채 한도를 늘리기 위해 의회에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재무부는 지난해 9월 만들어진 SPF에 따라 특별 단기 채권을 팔았다. 채권을 발행해 얻은 자금은 연준에 예치됐다. 지난해 말 이 규모는 약 5600억달러에 달했고 이후 2000억달러 수준까지 줄었다. 이를 통해 연준은 회사채(CP)를 매입하는 등 은행권 구제에 나설 수 있는 발권력을 가질 수 있었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역시 위기가 끝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종료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앞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은 15일 미국의 경기침체 해결방안과 관련해 정치권에 불만을 드러내고 통화당국이 출구전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도이체방크 증권의 도쿄 고객들에게 행한 비디오 연설에서 "미국에서 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정치다"라며 "의원들이 통화공급을 줄이려는 FRB의 노력을 방해할 것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2009-09-16

버냉키 '경기침체 종료 가능성'···앤더슨 연구소 "가주경제 2011년 빠른 회복"

경기침체가 끝났다는 분석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회복은 완만한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일 브루킹스연구소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경기 침체가 종료됐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침체는 끝났을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당분간은 여전히 경제가 매우 취약한 것처럼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제전망을 하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데 일부 합의가 이뤄져 있다. 그러나 대부분 경제전문가의 일반적인 견해는 2010년 경제성장 속도는 완만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UCLA앤더슨 연구소도 3분기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번 경기침체가 실물경기의 하락에 따른 것이 아닌 소비자들의 과도한 부채로 소비가 줄어 발생했다는 그간의 주장을 재차 강조하며 "회복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경기는 3분기 중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이지만 이번 침체기가 실물경제에 미치고 있는 충격파로부터 '작별'인사를 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캘리포니아 경제는 내년에는 전국 평균만 못하겠지만 2011년에는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염승은 기자

2009-09-15

'금융위기 재발 방지 위해 규제 강화' 오바마, 리먼 브라더스 파산 1주년 연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의료보험 개혁에 이어 금융개혁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 뉴욕 월가의 중심인 페더럴홀을 방문한 자리에서 리먼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대형 금융기관 감독과 규제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의회에 조속한 관련입법 처리를 촉구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은 "새로운 법과 규칙을 통한 금융개혁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금융가가 경제회복 추세에 만족하지 않고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 발생한 일은 단순한 규제나 입법 감독의 실패가 아니라 워싱턴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무시되는 결과를 초래한 '책임의 실패'였다고 단정짓고 "기꺼이 책임을 지겠다는 의지를 되살리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 가운데 가장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불행히도 리먼브라더스 사태에서 교훈을 배우려고 하지 않고 이를 애써 모른 체하려는 금융기관들이 일부 있다"면서 "이는 자신들뿐 아니라 국가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부문과 보조를 맞출 수 있는 상식에 입각한 규제의 부재가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필요하게 만든 것이라면서 "이런 규제는 창의와 기업정신을 막지 않아야 하지만 위기를 초래한 옛 방식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역사는 반복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월가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월가 구제는 한시적이며 앞으로 긴급한 구제조치들을 점차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년 전 규제의 부재가 금융 시스템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부와 고용의 감소가 경제나 국민에게 좋았다고 생각하느냐"며 "은행이 크다고 해서 파산하지 않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6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거시감독권 부여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소비자금융감독청 신설 ▷저축은행 제도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금융개혁 청사진을 발표하고 의회에 입법 처리를 요청했다.

2009-09-14

[금융위기 1년] '월가 비사' 왜···리먼은 죽이고 AIG는 살렸을까?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14일 일요일 아침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과 재무부의 고위층 인사 주변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파산 위기에 몰린 리먼브러더스 매각을 위해 진력을 다하던 이들은 뜻밖의 난관에 봉착했다. 리먼 인수에 나섰던 마지막 협상 상대는 영국의 바클레이즈 은행. 그런데 영국의 금융감독기구인 금융감독청(FSA)에서 인수협상에 딴죽을 걸어온 것이다. 영국 증시 규정상 인수 기업의 부채 보증을 위해선 주총 의결이 필요했다. 영국 감독당국이 이런 규정의 예외를 인정해 주지 않는 한 협상은 진전될 수 없었다. FSA는 예외 인정을 거부했다(바클레이즈는 나중에야 리먼의 미국 내 핵심사업과 맨해튼 사옥을 17억5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결국 협상은 깨졌고 이날 리먼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엔 '대공포(Great Panic)'가 엄습했다. ▷무위로 끝난 월가의 심야 회의= 리먼 파산 이틀 전인 12일 오후 6시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1층 회의실. 헨리 폴슨 당시 미국 재무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현 재무장관)가 월가의 20개 대형은행 최고경영자(CEO)를 한자리에 소집했다. 폴슨은 "여러분이 앞장서 리먼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월가 금융회사가 손실을 분담해야 리먼이 팔릴 수 있다는 얘기였다. 자정이 임박해서야 그날 모임은 끝났다. 참석했던 CEO들은 리먼이 설령 구제되더라도 메릴린치.AIG.모건스탠리 등이 다음 차례임을 직감했다. 다음날인 13일 아침 바클레이즈와 함께 리먼 인수 협상에 나섰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발을 뺐다. ▷리먼 파산 대안은 없었다=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웨설은 지난달 출간한 책 『In Fed We Trust : Ben Bernanke's War on the Great Panic』 (우리는 연준을 믿는다 : 버냉키의 금융위기 전쟁)에서 급박했던 리먼 파산의 전야를 이렇게 묘사했다. 웨설은 바클레이즈의 리먼 인수 협상이 깨진 뒤 사실상 리먼 파산은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정책당국이 심사숙고 끝에 내린 '선택'이 아니라 아무런 대안조차 준비되지 않은 무력한 상태에서 그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가이트너 총재도 폴슨 장관의 지원 없이는 리먼 국유화를 준비할 수 없었다. 하지만 폴슨은 2008년 3월 베어스턴스에 이어 8월 파산 위기에 몰린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잇따라 구제한 뒤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버냉키.가이트너와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폴슨은 "사람들이 나를 '미스터 구제금융(Mr. Bailout)'으로 부른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구제금융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리먼은 미국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살린 AIG 등 다른 회사와 과연 무엇이 달랐을까. 이에 대한 버냉키의 대답은 단순명료했다. "AIG가 더 컸다." ▷부시 "구제금융 당신들이…"=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회의에서조차 금융위기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웨설은 "대통령이 미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는 즉각 대응했지만 금융위기에는 '관객' 자리에 머물렀다"고 꼬집었다. AIG에 85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결정하는 회의에서 부시 대통령은 버냉키와 폴슨에게 심드렁하게 말했다. "구제금융안이 당신 맘에 편하다면 나도 편해요." 반면 버냉키 의장은 학자 출신의 신중함을 떨치고 위기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을 막기 위해서라면 '필요한 모든 것(whatever it takes)'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연준은 전통적인 상업은행만 지원하는 데서 벗어나 투자은행.보험회사 심지어는 GMAC 같은 자동차 할부금융 회사까지 지원했다. 하지만 연준은 버냉키 의장의 적극적인 위기 대응 때문에 '최종 전당포(the pawnbroker of last resort)'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감독 수장 빼고 대책회의= 지난해 3월의 어느 날 새벽 4시45분 베어스턴스 처리를 위해 가이트너와 버냉키.폴슨 등 주요 인사들이 전화 회의를 열었다. 그 시각 금융감독 책임을 맡은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은 취침 중이었다. 대형 투자은행의 장래를 결정하는 자리에 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SEC 의장이 빠져 있었지만 회의 참석자 누구도 콕스를 깨우려 하지 않았다. 몇 시간 뒤 SEC의 한 간부는 새벽회의 참석자에게 '콕스 의장에게 회의 내용을 좀 알려 달라'고 애걸하는 내용의 e-메일을 보내야 했다. ▷역사는 일요일에 만들어져= 중요한 의사결정은 유독 일요일에 집중됐다. 리먼 파산이 결정된 9월 14일도 그해 3월 베어스턴스를 JP모건체이스에 넘기는 결정도 8월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국유화 조치도 일요일이었다. 이는 월요일 개장되는 아시아 증시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주택 거품에서 시작된 이번 금융위기에 세계 각국이 그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방증이다. 서경호 기자

2009-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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